2023. 6. 1. 19:11ㆍ경제
안녕하세요 가위블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발간한 자료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부채구조의 변화
요약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따라 상장기업의 자금조달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실세금리 상승으로 회사채의 발행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상장기업들은 회사채 조달을 줄이는 대신 대체 조달수단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에 대응한 상장기업의 탄력적인 조달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2022년도 상장기업의 조달비용률은 전년 대비 상승하였습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의 영향은 주로 신규 조달에 미치기 때문에 상장기업의 조달비용률 상승폭은 실세금리 상승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달구조 및 신용도 등의 차이로 인하여 소속시장, 기업규모별로 조달비용률 상승폭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조달비용률 상승 및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금리 상승이 지속되는 경우 차환에 따른 추가적인 이자 부담으로 상장기업의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재무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신용위험의 급격한 증가 우려는 완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자금시장을 둘러싼 일부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시장의 잠재적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의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자원가격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하였던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하여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였고, 그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국내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와 미국과 유럽의 은행 부실화 가능성의 여파가 자금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시장금리 상승과 조달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기업의 자금조달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에 더하여 한국전력의 적자 확대에 따른 한전채의 발행 급증으로 신용채권시장의 수급 불안정이 확대되면서 기업과 금융기관의 채권을 통한 조달 여건이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전략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고에서는 금리 상승이 상장기업(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의 부채조달구조를 어떻게 변화시켰고, 재무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봅니다. 이와 더불어 향후 자금시장을 둘러싼 주요한 위험요인을 점검해 봅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상승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충격과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에너지 공급난의 영향으로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2023년 2분기 OECD가 예측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6.7%로 전년 말에 비해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2년 2월말 0.0~0.25%의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하여 2023년 5월말 현재 5.0~5.25%를 기록하였습니다. 한국은 2021년 7월말 0.5%였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여 현재 3.5%로 올렸으나,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p로 역사상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시중 실세금리도 빠르게 상승하였습니다. 국내의 경우 2021년 1분기 1.067%였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2022년말에는 3.725%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최근 경기둔화 및 하반기 금리 하락 가능성 등이 반영되어 금리가 다소 안정되고 있으나 최근 국고채 금리는 과거에 비해 여전히 높은 3.30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회사채 금리도 2022년 중에 급격히 상승하였습니다. 기준금리 상승과 신용채권 수급 불균형 및 신용위험 증가의 영향으로 2021년 1분기말 1.473%였던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2022년 말에는 5.134%까지 올랐고, 최근에는 4.05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중 실세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기업의 회사채 발행수익률도 오르고 있습니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회사채 발행수익률은 2021년 상반기 1.69%에서 2022년 하반기에는 5.07%로 급격히 상승하였습니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최근 모든 등급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AAA등급 회사채 발행수익률의 경우 한전채 발행 확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습니있다. 한전채 공급 확대로 신용도 높은 신용채권의 공급이 증가하여 AAA등급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A등급의 경우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이 발행수익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2년 하반기 전반적인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자의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여, A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조달비용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발행을 연기하고 단기차입을 확대하는 등 조달전략을 변경하였으며, 일부 A등급 기업은 상반기에 비해 높은 신용스프레드를 감수하고 회사채를 발행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2021년 상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의 요인과 더불어 레고랜드 사태, 미국과 유럽의 은행 불안, 신용채권에 대한 수급 변화가 회사채 발행수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부채 조달구조의 변화
최근 기업들은 금리 상승에 대응하여 대체 조달 수단을 모색하고, 단기조달을 확대하는 등 기업의 부채 조달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상장기업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부채 조달구조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펴봅니다.
2022년 상장기업 중에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18.5%로 전년 25.4%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속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의 회사채를 통한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전년도 36.4%에서 2022년에는 31.2%로 대폭 줄어들었고, 코스닥시장의 경우에도 19.5%에서 18.5%로 감소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회사채 조달 실적이 있는 기업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회사채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하여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한전채 발행 확대 및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회사채를 대신하여 CP나 전단채와 같은 단기조달증권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조달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한편 2022년도 기업규모에 따른 회사채 조달 실적 기업의 비중을 비교해보면 대기업은 49.6%, 중소기업은 9.4%로 과거에 비해 차이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량한 신용도를 가진 대기업 중심의 회사채시장의 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최근 회사채시장이 경색을 보임에 따라 상장기업의 차입금 중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체 상장기업의 차입금 중 회사채의 비중은 2021년 36.4%에서 2022년에는 34.6%로 감소하였습니다. 소속시장과 기업규모별 영향을 보면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의 감소폭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고,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감소 폭이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채시장 경색이 소속시장 및 기업규모별로 각기 다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회사채시장이 경색되는 경우 투자자들은 기업의 규모가 작거나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의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우량 회사채 선호현상(Flight to quality)의 영향으로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과 중소기업의 회사채 조달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조달구조의 변화와 금리 상승은 기업의 조달비용률 상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2022년 상장기업의 조달비용률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도 4.11%에 비해 상승한 4.84%를 기록하였습니다. 연도별 조달비용률의 추이를 보면 2017년까지 평균 조달비용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8~2019년은 상승 추세를 보였고, 2021년은 전년 대비 하락하였으나 2022년 다시 상승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의 부채 조달비용률은 실세금리의 변동 및 기업의 차입구조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상장기업의 조달비용률 증가폭은 회사채 발행수익률 상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과거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금리 상승의 효과가 신규 조달에서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소속시장별로 조달비용률을 비교해보면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의 평균 조달비용률이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조달비용률이 더욱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금리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고 기업규모가 작은 기업의 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도 기업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상장기업 중 재무 상황이 악화된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상장기업 중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이 25.6%, 코스닥시장 소속 기업은 37.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재무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중소기업 표본의 47.7%가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기업의 경우에는 재무 곤경기업 비중이 전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향후 위험요인 및 대응방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준금리 및 시중 실세금리 상승은 상장기업의 조달비용률을 높이고 조달구조도 변화시켰다. 금리 상승은 주로 신규 조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달비용률 상승폭은 실세금리 상승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달구조 및 신용도 등의 차이로 인하여 소속시장, 기업규모 및 산업별로 조달비용률 및 조달비용률 상승폭 등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조달비용률 상승 및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금리 상승이 지속되는 경우 차환에 따른 추가적인 이자 부담으로 상장기업의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재무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도 최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신용위험의 급격한 증가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자금시장을 둘러싼 일부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의 잠재적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업의 조달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기업 자금조달의 가장 큰 불안요인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와 같은 대외적인 금융불안정성이 확산되어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은행 위기 확산을 막았지만, 상업용부동산의 가치 하락 등에 따른 은행 부실화나 일부 은행의 유동성 문제로 인한 대출시장 위축 등의 우려는 남아있고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더불어 글로벌 경기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의 자금조달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하여 고금리가 지속될 위험도 존재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년 하반기 중에 금리가 하락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과는 다소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기 전까지 기준금리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이러한 고금리 상황의 지속은 기업의 조달비용과 조달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장기간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구조조정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향후 기업의 자금조달시장의 여건 변화에 대응하여 기업금융 안정화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금융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금지원 정책의 검토에 있어 사전적으로 필요한 것은 한계 기업과 산업에 대한 진단과 개선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다.
기업 부문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한 조달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금리 및 자금조달시장의 변화를 점검하고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달정책의 변경을 포함한 자금조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여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자금시장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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